SDV 이야기 제6편 — 예측을 잘하는 것과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르다
데이터 분석을 넘어 의사결정과 가치 창출로 나아가는 통계 이야기
내일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매출을 예측하면 생산량을 정하고, 위험을 예측하면 미리 대응하며, 정책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면 시행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
예측은 불확실한 미래를 다루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예측을 잘한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결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글에서는 분석 결과에서 판단에 필요한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그 의미가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확장될 때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려 한다.
예측은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알려준다. 결정은 그 가능성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다.
정확도는 출발점이지 목적의 전부는 아니다
설명을 위해 가상의 지원 사업을 생각해 보자. 1,000개 사업체 가운데 다음 해 경영 위기를 겪는 사업체가 50개라고 하자.
모든 사업체가 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해도 분류 정확도는 95%다. 숫자만 보면 성능이 높지만, 위기를 겪는 사업체를 미리 찾아 지원하려는 목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예에서 중요한 것은 전체 예측 중 얼마나 맞았는가만이 아니다. 지원이 필요한 사업체를 얼마나 놓쳤으며, 필요하지 않은 곳을 얼마나 잘못 선정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어떤 실수가 더 중요한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위기를 놓치면 피해가 크지만 예방 지원의 비용이 작다면 폭넓게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반대로 지원 비용이 크고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면 더 신중한 선정이 필요하다.
결국 예측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활용 목적과 연결되어야 한다. 하나의 지표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에 좋은 모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확률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어떤 사업체의 위기 가능성이 30%로 예측되었다고 하자. 그 숫자만으로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지원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지원하면 위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지원 비용은 얼마인가. 다른 사업체를 지원하지 못하는 기회비용은 무엇인가.
이러한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행동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확률을 제시하는 모형도 점검해야 한다. 비슷한 조건에서 30%의 위험을 예측한 대상들에게 실제로 그에 가까운 빈도로 위기가 발생했는지, 다른 시점과 집단에서도 예측이 유지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험의 순서를 잘 매기는 것과 위험 확률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은 다른 성과다. 지원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순위가 중요할 수 있지만, 비용과 기대효과를 계산할 때는 확률의 적합성도 중요하다.
예측 결과를 어떤 행동에 사용할지에 따라 필요한 검증이 달라지는 것이다.
위험이 높은 대상과 지원 효과가 큰 대상은 같지 않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이 더 생긴다.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을 지원하면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위험은 높지만 해당 지원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곳이 있을 수 있다. 위험은 중간 정도지만 적절한 지원으로 위기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곳도 있을 수 있다.
위험 예측은 현재 조건에서 누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지에 답한다. 지원 효과에 관한 분석은 지원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답하려 한다.
두 질문은 다르다.
관측자료에서 위기와 관련된 특성을 찾았다고 해서 그 특성을 바꾸면 위기가 줄어든다고 곧바로 말할 수는 없다. 지원 효과를 판단하려면 효과를 식별할 수 있는 연구설계와 가정,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효과의 크기만으로 지원 대상을 결정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어려운 대상을 보호한다는 원칙이나 최소한의 지원을 보장한다는 공정성 기준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는 이러한 선택의 근거를 제공하지만, 사회가 무엇을 우선할지 대신 결정하지는 않는다.
SDV는 예측 이후의 연결을 묻는다
예측을 잘하는 일은 이미 통계학과 기계학습의 중요한 과제다. 예측을 비용과 효용, 행동에 연결하는 논의 역시 기존 의사결정이론과 여러 실무 분야에 있다.
내가 SDV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예측 성능과 활용 성과를 구분하면서도, 두 가지를 하나의 작업 과정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예측 결과가 실제로 누구에게 전달되었는가. 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 행동을 정하는 기준은 설명 가능한가. 예측의 불확실성과 잘못된 판단의 피해를 고려했는가. 활용 이후에는 무엇을 확인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좋은 예측이 보고서 안에 머물 수 있다. 반대로 성능이 조금 개선된 모형이라도 필요한 시점에 전달되고 적절한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면 중요한 활용 가치를 가질 수 있다.
물론 행동 이후 결과가 좋아졌다고 해서 예측 모형의 기여를 곧바로 확정할 수는 없다. 다른 요인의 영향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SDV에서 예측의 가치는 맞힌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예측이 어떤 선택을 가능하게 했으며, 그 선택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