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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평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 평균이 대표값이 되려면
  • 평균의 역설: 모두가 평균 이하일 수 있다
  • 집단을 합치면 평균이 역전된다: 심슨의 역설
  • 평균보다 분포를 보라

평균의 함정

통계기초
기술통계
평균은 가장 친숙한 통계지만, 가장 오해받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평균이 숨기는 것들을 들여다봅니다.
Author

권세혁

Published

June 3, 2026

평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초통계 첫 수업, 나는 늘 이 예시로 시작한다. 경제학자 한 명과 노숙자 아홉 명이 한 방에 있다. 이 방의 평균 자산은 얼마일까?

경제학자의 자산이 100억 원이고 나머지 아홉 명의 자산이 0원이라면, 평균은 10억 원이다. 방 안의 열 명 중 누구도 평균 근처에 없다. 평균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다.

이것이 평균의 함정이다.

경제학자 1명과 노숙자 9명의 자산. 평균(주황 점선)은 10억 원이지만, 10명 중 9명은 평균 근처에도 없다.

평균이 대표값이 되려면

평균이 집단을 잘 대표하려면 데이터가 대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정규분포처럼 좌우가 균형 잡힌 경우라면 평균은 훌륭한 대표값이다. 그러나 현실 데이터는 종종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왜도, skewness).

분포 형태별 평균의 신뢰도
데이터 특성 평균의 신뢰도 권장 대안
대칭 분포 높음 평균 그대로 사용
오른쪽 꼬리 (고소득, 집값 등) 낮음 중앙값(median)
이상치 존재 낮음 중앙값 또는 절사평균
다봉 분포 (두 집단 혼재) 매우 낮음 집단별로 분리해서 분석

소득 통계에서 “평균 소득”보다 “중앙값 소득”이 더 현실을 잘 반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깊이: 평균 말고도 다양한 대표값이 있다

산술평균이 이상값에 흔들릴 때 쓸 수 있는 대안은 중앙값 말고도 여러 가지다. 강의노트 〈기초통계 2. 데이터와 통계 — 측정형 데이터〉에서는 절사평균, 윈저화평균, 기하평균, 조화평균 등 상황별 대표값과 분산·표준편차 같은 산포도까지 함께 정리한다.

평균의 역설: 모두가 평균 이하일 수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아이들의 지능 검사 점수를 분석한 결과, “아이오와주 아이들의 70% 이상이 평균 이상”이라는 결론이 나온 적이 있다. 얼핏 모순처럼 보이지만, 분포가 왜곡되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평균 이하 = 하위 50%”가 아니다

분포가 오른쪽으로 치우친 경우, 전체의 절반 이상이 평균 아래에 있을 수 있다.

내 소득이 “평균 이하”라고 해서 내가 하위 50%라는 뜻이 아니다. 평균과 중앙값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집단을 합치면 평균이 역전된다: 심슨의 역설

1973년 UC 버클리 대학원 입학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전체 합격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성차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학과별로 나눠서 보니, 오히려 대부분의 학과에서 여성 합격률이 더 높거나 비슷했다. 여성들이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 집중 지원했고,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합격률이 높은 학과에 많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전체를 합산한 평균이 각 부분의 경향과 반대 방향을 가리킨 것이다.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집단을 합칠 때 평균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하지 않으면, 데이터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UC 버클리 대학원 입학 (1973) — 학과별로 쪼개면 방향이 뒤집힌다

구분 지원자 합격자 합격률
전체 합산
남성 8,442 3,738 44%
여성 4,321 1,494 35%
A학과 (경쟁률 낮음)
남성 825 512 62%
여성 108 89 82% ↑
B학과 (경쟁률 높음)
남성 560 138 25%
여성 375 131 35% ↑

전체를 합치면 남성 합격률이 높아 보이지만, 학과별로 나누면 여성 합격률이 더 높다. 여성이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 집중 지원했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다.

집단 간 구성 비율이 다를 때, 전체 평균은 각 집단의 경향을 왜곡한다. 데이터를 합산하기 전에 집단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 예시를 강의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이건 미국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국내 통계 교육 자료에서도 같은 구조의 사례가 자주 소개된다. 합격이 비교적 쉬운 공학계열에는 남학생이, 합격이 어려운 계열(예: 식품영양학과처럼 경쟁률이 높은 학과)에는 여학생 지원이 몰리면, 계열별 합격률은 여학생이 더 높은데도 전체 합격률은 남학생이 높게 나오는 똑같은 역설이 벌어진다. 나라와 시대는 달라도, 통계적 구조는 그대로 반복된다.

전체 합산(왼쪽)에서는 남성 합격률이 더 높지만, A·B학과로 나눠보면(오른쪽) 두 학과 모두 여성 합격률이 더 높다 — 방향이 뒤집힌다.

평균보다 분포를 보라

결론적으로, 평균은 단 하나의 숫자로 복잡한 현실을 요약하려 한다는 점에서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다.

평균을 볼 때 함께 확인해야 할 것들
  • 분포가 대칭인가, 치우쳐 있는가? → 히스토그램으로 확인
  • 이상치가 있는가? →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로 판단
  • 하나의 집단인가, 두 집단이 섞여 있는가? → 집단별로 나눠서 분석
  • 표준편차(분산)는 얼마인가? → 평균만큼 중요한 정보

평균은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도구는 쓰임새를 알고 써야 한다.

나는 시험을 채점하고 반 평균을 낼 때마다 스스로 되묻는다. “이 한 줄짜리 숫자가, 서른 명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얼마나 뭉개고 있을까.” 평균을 믿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평균 뒤에 숨은 사람들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참고 자료
  • 데이터의 허와 실, 평균의 함정과 심슨의 역설 — 뷰저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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