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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그래프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막대그래프의 축을 자르면 차이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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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래프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막대그래프의 축을 자르면 차이가 커진다

목차

  • 화면 속 막대는 네 배 차이였다
  • 막대그래프의 약속: 높이는 곧 값이다
  • 축을 자르는 게 항상 거짓말은 아니다
  • 결론: 숫자는 그대로여도, 그림은 거짓말할 수 있다

(그래프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막대그래프의 축을 자르면 차이가 커진다

통계기초
데이터시각화
2026년 5월, 서울시장 여론조사(정원오 44.9% vs 오세훈 39.8%)를 다룬 한 유튜브 방송의 그래프는 두 후보 차이를 실제보다 훨씬 크게 보이게 그렸다. SBS ’사실은’이 검증한 이 사례로, 축을 어디서부터 그리느냐의 문제를 다룬다.
Author

권세혁

Published

August 10, 2026

화면 속 막대는 네 배 차이였다

이번 학기 통계 시각화 수업 준비를 하다가, 마침 딱 맞는 사례를 하나 발견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유튜브 방송이 내보낸 서울시장 여론조사 그래프였다. 학생들에게 그 화면을 보여주며 묻는다. “이 두 후보, 지지율 차이가 얼마나 나 보여요?” 다들 “한쪽이 압도적으로 앞선 것 같은데요”라고 답한다.

실제 수치를 알려주면 다들 놀란다. C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5월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5.1%포인트였다. 정원오 44.9%, 오세훈 39.8%. 표본오차(±3.1%포인트)를 감안하면 우열을 단정하기 어려운 접전이었다. 그런데 그 유튜브 방송의 막대그래프에서는 한쪽 막대가 다른 쪽보다 거의 네 배 높게 그려졌다. SBS 팩트체크 프로그램 ’사실은’이 이를 검증해 지적하자, 제작진은 방송 중 “그래프를 수정하겠다. 너무 과장돼 있는데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며 사과했다.

숫자를 조작한 것은 아니다. 그래프에 찍힌 44.9와 39.8이라는 숫자 자체는 정확했다. 문제는 막대를 어디서부터 그렸는가였다.

막대그래프의 약속: 높이는 곧 값이다

막대그래프가 성립하는 이유는 단순한 약속 하나 때문이다. 강의노트 〈기초통계 1. 통계학의 개념 — 범주형 데이터〉는 막대그래프를 이렇게 정의한다. “각 범주에 해당하는 빈도 또는 비율을 막대의 높이로 나타낸다.” 이 정의가 성립하려면 모든 막대의 밑변, 즉 축의 시작점이 같은 기준(보통 0)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막대 높이의 비율이 실제 값의 비율과 일치한다.

축의 시작점을 0이 아닌 다른 값으로 옮기는 순간, 이 약속은 깨진다. 높이는 더 이상 값에 비례하지 않는다.

The actual May 2026 Seoul mayoral poll result (CBS/KSOI, May 12-13) — a 5.1-percentage-point gap, within the ±3.1pt margin of error, drawn honestly with the y-axis starting at 0%.

0%부터 시작하는 축에서는 두 막대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다. 실제로 표본오차 안의 접전이었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같은 두 숫자를, 축의 시작점만 논란이 된 방송처럼 38%로 옮겨서 다시 그리면 어떻게 될까.

The same two numbers (44.9% vs 39.8%), redrawn with a y-axis starting at 38% — matching the graphic flagged by SBS’s fact-check segment ‘Sasil-eun’. The visual gap is now nearly 4x larger.

숫자는 그대로 44.9와 39.8이다. 그런데 막대 높이의 비율은 완전히 달라졌다. 축을 0에서 시작하면 두 막대의 높이 비는 44.9:39.8, 약 1.13:1이다. 축을 38%에서 시작하면 높이 비는 (44.9-38):(39.8-38) = 6.9:1.8, 약 3.8:1이 된다. 같은 데이터, 같은 숫자 라벨인데도 시각적으로는 네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그래프가 만들어진다.

이런 사례는 반복된다

절단된 축으로 격차를 부풀린 사례는 이 방송 하나만이 아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졌다.

  • 경남지사 선거 (2026년 6월): 김경수 캠프가 박완수 캠프 관계자를 “홍보물 여론조사 그래프가 실제 수치보다 과장되게 그려졌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 10년도 훨씬 전인 2014년 지방선거 개표방송(KBS)에서도 경기도지사 후보 간 1.3%포인트 격차가 화면상 2배 넘게 벌어져 보인 사례가 있었다.

방송사마다, 선거마다 반복된다는 것은 이것이 어느 한 곳의 실수가 아니라 그래프 제작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함정이라는 뜻이다.

축을 자르는 게 항상 거짓말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균형점이 하나 있다. 축을 0에서 시작하지 않는 것 자체가 항상 잘못은 아니다. 체온(35~42도 사이에서만 의미가 있는 값), 주가지수, 혈압처럼 절대적인 0이 무의미하거나, 미세한 변화 자체가 중요한 정보인 데이터에서는 축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쪽이 오히려 더 정확한 정보 전달일 수 있다. 체온 그래프를 0도부터 그린다면 36.5도와 39도의 차이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프를 볼 때 3초 안에 확인할 것
  1. y축이 0에서 시작하는가? 막대그래프라면 원칙적으로 그래야 높이가 값에 비례한다.
  2. 0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면, 절단선(물결선·파선)이 표시되어 있는가? 정직한 그래프는 축이 잘렸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알린다.
  3. 막대 높이의 “느낌”과 라벨에 적힌 숫자의 “차이”가 비슷한가? 둘이 어긋난다면, 그 어긋남의 크기만큼 그래프가 과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선거 개표방송처럼 두 값을 순위·우열로 비교하려는 막대그래프에서는 이 원칙이 특히 중요하다. 절대적 우열이 아니라 근소한 차이일 뿐인데, 축을 자르는 순간 시청자의 머릿속에는 “압도적인 차이”라는 인상이 남는다.

결론: 숫자는 그대로여도, 그림은 거짓말할 수 있다

그래프 조작이라고 하면 흔히 숫자를 바꿔치기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가장 흔하고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방법은 숫자는 그대로 둔 채 축만 바꾸는 것이다. 라벨에 적힌 44.9%와 39.8%는 거짓이 아니다. 다만 그 숫자를 담는 그릇, 즉 축의 눈금을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따라 같은 진실이 전혀 다른 인상으로 전달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 화면을 보여줄 때마다 같은 말을 덧붙인다. “숫자를 믿기 전에, 먼저 축의 눈금부터 읽으세요.” 막대의 높이에 속기는 쉽지만, 축의 시작점을 확인하는 3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어법이다.

참고 자료
  • “그래프가 이상해요”…왜곡 여론조사 검증해 보니 — SBS 사실은
  • 정원오 44.9% 오세훈 39.8%…3주 만에 오차 범위 안으로 — KSOI/데일리안
  • 쉼 없이 이어지는 공방전…김경수, 박완수 캠프 ‘그래프 왜곡’ 고발
  • 그래프 왜곡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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