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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왜 여론조사는 1,000명 정도만 조사할까
  • 10명, 100명, 1,000명을 조사하면
  • 오차는 표본 수의 제곱근에 반비례해서 줄어든다
  • 더 깊이: 확률수렴과 약한 대수의 법칙
  • SDV 관점: “표본이 몇 명인가”를 묻지 않는 보고는 가치가 없다
  • 결론: 숫자보다 먼저 표본 크기를 보라

(확률의 뒷이야기) 시행이 많아질수록 진짜 확률에 가까워지는 이유 — 큰 수의 법칙

통계기초
확률
한국갤럽이 여론조사에서 1,000명을 조사하고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함께 발표하는 이유는 큰 수의 법칙에 있다. 표본이 커질수록 표본 비율은 참값 주변으로 좁게 모인다. 10명, 100명, 1,000명을 조사했을 때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직접 시뮬레이션해본다.
Author

권세혁

Published

October 27, 2026

왜 여론조사는 1,000명 정도만 조사할까

선거철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 1,000명, 표본오차 ±3.1%포인트”라는 문구가 따라붙는다. 5,100만 명이 넘는 유권자 중 겨우 1,000명을 물어보고 어떻게 전체 민심을 짐작할 수 있을까? 답은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에 있다. 표본이 커질수록 표본에서 계산한 비율은 참값(모비율) 주변으로 점점 좁게 모인다. 1,000명이라는 숫자는 “이 정도면 표본오차가 충분히 작아진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10명, 100명, 1,000명을 조사하면

실제 지지율이 45%인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표본 크기를 10명부터 2,000명까지 늘려가며 조사했을 때 표본 지지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뮬레이션해보자.

20 independent simulated polls at each sample size, when the true support rate is 45%. With only 10 respondents, poll results swing wildly (anywhere from 10% to 80%). By 1,000 respondents, nearly every poll lands within a percentage point or two of the true 45%.

표본이 10명일 때는 결과가 10%에서 80%까지 널뛴다. 운 나쁘면 45%인 지지율을 20%나 70%로 잘못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표본이 1,000명, 2,000명으로 늘어나면 점들이 45% 근처로 바짝 모인다. 이것이 큰 수의 법칙이 말하는 내용이다 — 표본평균(또는 표본비율)은 표본이 커질수록 참값에 확률적으로 수렴한다.

오차는 표본 수의 제곱근에 반비례해서 줄어든다

그런데 표본을 10배 늘린다고 오차가 10배 줄어들지는 않는다. 표본오차는 표본 크기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 그래서 오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표본을 4배로 늘려야 한다. 한국의 여론조사가 보통 1,000명 안팎에서 멈추는 이유도 여기 있다 — 표본을 1,000명에서 4,000명으로 늘려도 오차는 겨우 절반으로 줄어들 뿐이라, 비용 대비 효과가 빠르게 떨어진다.

Margin of error (95% confidence) as sample size grows, for a poll near 50% support - the standard formula used by Korean pollsters. Going from 100 to 1,000 respondents cuts the margin roughly 3-fold, but going from 1,000 to 4,000 only cuts it in half: error shrinks with the square root of sample size, not in direct proportion.

실제로 \(n=1{,}000\)을 공식에 넣으면 오차가 약 ±3.1%포인트로 계산되는데, 이는 한국 여론조사 기관들이 통상 발표하는 수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큰 수의 법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법
  1. 표본이 작을수록 결과를 더 의심하라. 10명 설문은 45%를 70%로 보여줄 수 있다.
  2. “표본오차 ±X%포인트”를 반드시 함께 읽어라. 숫자 하나만 보고 “앞섰다/뒤졌다”를 판단하면 오차 범위 안의 차이를 과대해석하게 된다.
  3. 오차를 줄이려면 표본을 몇 배로 늘려야 하는지 계산하라. 제곱근 관계 때문에, 정밀도를 2배로 높이려면 비용은 4배가 든다.
  4. 큰 수의 법칙은 “평균”에 대한 이야기이지, 개별 값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표본 하나하나는 여전히 들쭉날쭉할 수 있다.

더 깊이: 확률수렴과 약한 대수의 법칙

강의노트 〈수리통계학 4. 표본분포 — 확률수렴〉은 표본평균이 모평균에 “확률적으로 수렴한다”는 개념을 정의하고, 바로 이어 약한 대수의 법칙(WLLN)을 소개한다. 평균 \(\mu\), 분산이 유한한 독립동일분포 확률변수들의 표본평균 \(\bar{X}_n\)이 \(n\)이 커질수록 \(\mu\)에 확률 수렴한다는 정리다. 오늘 본 여론조사 시뮬레이션은 바로 이 정리가 실제 숫자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SDV 관점: “표본이 몇 명인가”를 묻지 않는 보고는 가치가 없다

큰 수의 법칙을 이해하는 일은 요약과 추론(1~2단계)의 핵심이며, SDV(통계적 데이터 가치화) 관점에서는 모든 데이터 기반 보고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질문이다. “고객 만족도 80%”라는 숫자가 10명을 조사한 결과인지, 1만 명을 조사한 결과인지에 따라 그 숫자가 가진 무게는 완전히 다르다. 데이터를 가치 있는 결정으로 바꾸려면, 비율이나 평균 뒤에 반드시 표본 크기와 그에 따른 오차 범위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표본 크기를 숨긴 통계는 숫자의 모양만 갖춘 것일 뿐,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니다. (SDV(데이터 가치화))

결론: 숫자보다 먼저 표본 크기를 보라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통계를 접하든 가장 먼저 “몇 명을, 몇 번 조사한 결과인가”를 물으라고 말한다. 큰 수의 법칙은 표본이 쌓일수록 진실에 가까워진다는 위안을 주지만, 동시에 표본이 작을 때는 그 위안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
  • 표본오차 ±3.1%포인트(신뢰수준 95%, 응답률 50% 가정, n=1,000)는 한국 여론조사 기관들이 통상적으로 공표하는 산식과 수치를 일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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