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률의 뒷이야기) 벼락 맞을 확률과 나란히 놓아보면 — 로또 1등의 확률
이미 한 번 비교했었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다
이 시리즈의 8월 글 “가용성 편향”에서 로또 1등 확률(1/8,145,060)과 벼락 맞을 확률을 이미 비교한 적이 있다. 그때 인용한 숫자는 미국 국립기상청(NWS)이 발표한 평생 벼락 피격 확률 1/15,300이었고, 그 결과 벼락이 로또보다 500배 넘게 “맞기 쉬운” 사건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기준을 “평생”에서 “올해 1년”으로, 출처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꾸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소방청 통계(2019~2023년 5년간 낙뢰 사고 출동 31건, 연평균 약 6.2건)를 인구 약 5,172만 명으로 나누면, 한국에서 한 사람이 1년 안에 낙뢰 사고를 당할 확률은 약 1/834만이다. 로또 1등을 한 게임 사는 확률(1/814만)과 거의 같다.
같은 숫자라도, 실제로 일어나는 사람 수는 다르다
확률이 비슷해도 실제로 그 사건을 겪는 사람 수는 또 다른 이야기다. 로또는 매주 추첨하기 때문에 2024년 한 해에만 1등 당첨자가 812명 나왔다(지난 “로또 명당” 글 참고). 반면 낙뢰 사고는 연평균 약 6명, 교통사고 사망자는 2,549명이다. 세 사건 모두 “개인에게는 극히 드문 일”이지만, 사회 전체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횟수는 자릿수가 완전히 다르다.

로또 1등 당첨자가 낙뢰 사고보다 130배 넘게 많이 나오는 이유는 확률이 달라서가 아니라,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의 수(연간 수억 건)가 벼락이 칠 수 있는 야외 활동 인구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확률이 같아도 “그 확률을 시도하는 횟수”가 다르면 실제 결과는 전혀 다른 크기가 된다.
- 기준 기간을 맞춰라. “평생”과 “올해”는 완전히 다른 숫자를 만든다. 지난 비교(가용성 편향, 2026-08-21)는 평생 기준, 이번은 1년 기준이다.
- 출처가 어느 나라 자료인지 확인하라. 벼락 피해율은 지형과 기후에 따라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 확률과 “실제로 일어나는 사람 수”를 구분하라. 같은 확률이라도 시도 횟수가 다르면 결과 규모가 달라진다.
- 숫자가 비슷해 보여도 자료 출처와 기간을 바꾸면 결론이 뒤집힐 수 있다는 걸 기억하라.
더 깊이: 하나하나의 사건을 베르누이 시행으로 보기
강의노트 〈수리통계학 5. 유명분포 — 베르누이분포〉는 “성공” 또는 “실패”라는 두 결과만 갖는 단일 시행을 베르누이분포로 정의한다. 로또 한 게임을 사는 것, 한 사람이 1년을 보내는 것, 이 모두를 “당첨/비당첨”, “사고/무사고”라는 베르누이 시행으로 보면, 서로 다른 세 사건의 확률을 같은 틀 위에서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
SDV 관점: “몇 분의 1”이라는 숫자는 항상 기준(기간·모집단)과 함께 와야 한다
서로 다른 사건의 확률을 같은 틀로 비교하는 일은 요약과 추론(1~2단계)이며, SDV(통계적 데이터 가치화) 관점에서는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정확성을 결정한다. “이 정도 확률이면 안전하다”거나 “이 정도면 걱정할 수준이다”라는 판단은, 그 확률이 어떤 기간과 어떤 모집단을 기준으로 계산됐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1/800만”이라는 숫자도 기준을 바꾸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되므로, 데이터를 가치 있는 판단으로 연결하려면 확률 숫자 옆에 반드시 “무엇을, 얼마의 기간 동안, 어느 모집단에서” 측정했는지를 명시해야 한다. (SDV(데이터 가치화))
결론: 숫자는 같아도 뒷이야기는 다르다
나는 학생들에게 확률을 비교할 때 숫자만 보지 말고 그 뒤에 숨은 “기준”을 먼저 확인하라고 말한다. 로또와 벼락은 평생 기준으로는 500배 차이가 나지만, 1년 기준 한국 자료로는 거의 같다. 같은 두 사건도 어떤 잣대로 재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 낙뢰 사고 소방청 출동 건수(2019~2023년 31건, 연평균 약 6.2건)는 다음 기사를 참고했다: “천둥·번개 조심하세요”…10년간 낙뢰사고 사상자 44명 발생 — 이데일리
- 2025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2,549명)는 도로교통공단 TAAS 통계를 참고했다.
- 2024년 로또 1등 당첨자 수(812명)는 이 시리즈의 “로또 명당” 글(2026-09-24)에서 이미 인용한 수치를 다시 사용했다.
- 인구 수치(약 5,172만 명)는 설명을 위한 근사값이다.